![](http://woman.donga.com/docs/magazine/woman/2013/12/03/201312030500001/image/201312030500001_3.jpg) | ▲블랙 레이스 튜브 톱 드레스 케이수by김연주. 핑크 이어링 프란시스케이. 오렌지 스톤 브레이슬릿 케이트앤켈리. |
“시나리오를 받고 누가 출연하는지 물었는데 최원영 씨가 나온다고 해서 ‘원영이면 해야지’ 생각했어요. 같은 소속사라서 사무실에서 몇 차례 이야기 나눠봤는데 말이 잘 통해요. 원영 씨가 저더러 ‘시나리오를 읽는데 김서형이 하면 재밌을 요소가 보였다’고 했어요. 그걸 발견해준 건 대단한 안목이죠. 미술을 공부해서 감각적이고 재능이 많은 배우예요. 그래서 정말 고마웠죠.” 소속사 식구가 발견한 김서형의 장점을 자신도 알고 있을까. “장점…, 잘 모르겠어요. 얼마 전에 KBS에서 하는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대학생들이 무엇 때문에 공부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는 이야기였죠. 저는 배우의 길을 선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마음이에요. 누가 제 대신 연기를 해줄 수도 없고, 성실함 하나가 제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악역을 맡거나 소리 지르는 연기를 하다 보면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는 일도 잦을 터. 그러나 그는 “일할 때 받는 스트레스는 즐겁다”고 했다. “남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려놓으라고 하는데,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즐거워서 ‘신경 쓰지 말라’고 그래요. 남들이 보기엔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 것처럼 보여도 스스로는 즐거운 상태죠. 돌아서면 잘 잊어버리는 편이기도 하고, 일이 아닌 부분에서는 오히려 좀 무심한 면도 있어요. 남들은 ‘왜 그렇게 피곤하게 일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하루를 살더라도 공들여 살고 싶어요. 그렇게 꽉 찬 에너지로 사는 게 제대로 사는 것 같더라고요. 완벽주의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작품이 끝나고 공백기가 찾아올 때 받는 스트레스는 운동으로 풀죠.” 아직도 연기는 어려운 숙제 내년 초 개봉 예정인 조근현 감독의 영화 ‘봄’(가제)에서는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월남전 참전 이후 불치병에 걸린 조각가가 아내의 내조에 힘입어 살아갈 힘을 얻고 예술혼을 펼치는 과정을 그린 작품에서 그는 박용우와 부부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자신 있게 찍은 영화”라며 웃었다. 영화속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요청하자 “‘봄’은 참 간략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며 신중하게 단어를 정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아픈 남편을 위해서 헌신하는 정숙이라는 역인데, 영화를 찍고 나서 더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었어요. (그의 헌신은) 남편의 예술을 위해서였을까요, 자신의 삶을 위해서였을까요? 1960년대가 배경인 작품이라 정숙이는 그 시대의 강한 여성상일 수도 있고, 한편으론 현대에 그 같은 여성상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려운 작품 같아요.” 자신의 워너비를 “모든 배우”라고 말하는 그는 여전히 연기가 어렵다고 한다. “언젠가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요. 제가 요새 좀 그래요. 처음에 일을 시작했을 때는 연기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김서형식 연기를 어떻게 뛰어넘을지 고민이에요. 연기에는 답이 없잖아요. 사람들이 잘한다고 평가해줄 때, 어떤 부분을 잘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연기하면서 시청자에게 최면을 거나? TV 화면이 작아서 몰입하는 건가?(웃음) 더 뛰어넘어야 할 뭔가가 분명 있는데 그게 연륜이 쌓여야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고, 경력이 쌓이면서 습관처럼 하는 연기에 안주할까 봐 두렵죠. 연기는 알 것 같으면서도 도통 모르겠어요.” 고민 많은 여배우 김서형은 ‘즐거운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보였다. “진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묻자 그는 “진화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배우로서는 지금도 좋아요. 하지만 좀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한 번 살다 죽을 인생인데 영화도 더 찍고 싶고 운이 좋아 청룡영화제 같은 곳에서 수상도 하면 좋겠고…. 그러면서도 ‘과연 그것만이 의미 있는 진화일까?’라고 고민도 해봐요. 지금도 벅찬 배역들을 하고 있지만, 더 벅찬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좋겠어요.” 일 얘기만 나오면 열을 올리는 워커홀릭에게 연애나 결혼 이야기를 묻는 건 부질없어 보였지만 큰 스캔들 없이 연예계에서 버텨온 그의 이상형이 궁금했다. 일곱 살 난 요크셔테리어 ‘꼬맹이’랑 사는 재미가 어떤지 묻자 “정말 예쁘다”며 “그렇게 충성을 다하는 남자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글쎄요. 인물이야 뛰어나면 좋겠지만(웃음), 혼자 있는 게 편하기도 하고. 하지만 저를 좋아한다면 저도 다 좋아요. 배우 중에선 소지섭 씨를 좋아해요. 자신만의 매력이 있는 남자라면 충분히 끌릴 것 같아요.” 연기 외에 꼭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있느냐고 묻자 망설임 없이 “없다”고 하며 “안 해본 장르에 도전하고, 안 해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천생 배우였다. 그는 인터뷰 내내 “한 번 사는 인생이라면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인생 뭐 있나요.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뭘 하든 최선을 다하고, 늘 한결같이 사세요. 제 자신에게도 늘 하는 말이에요. 어떤 장소에서 어떤 일을 하든 한결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뭔가’가 올 거라 믿거든요. 최소한 뜬구름만 잡고 끝나지는 않겠죠.” ■ 의상·소품협찬·케이수by김연주(02-3444-1730) 엘페by진도모피(02-850-8411) 케이트앤켈리 제이티아라 프란시스케이(02-508-6033) 봄빅스엠무어(02-3442-3012) JKOOby디누에(02-3444-4756) 나무하나(02-512-4329) ■ 헤어·백흥권 ■ 메이크업·안성희 ■ 스타일리스트·정수영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