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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간판 아나운서였던 유정아는 프리랜서 선언 이후 클래식 방송을 진행하며 두 권의 클래식 에세이를 냈고, 서울대 인기 강좌인 ‘말하기’ 수업을 이끈다. 고상하게 와인만 마실 것 같은 그에게는 독주도 즐기고, 말보다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반전 매력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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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협주곡’이라는 말로 더 익숙한 ‘콘체르토’는 16세기 바로크 시대부터 시작된 기악의 대표적인 종류다. 콘체르토의 어원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경쟁, 대항, 투쟁’이라는 뜻의 라틴어 concerto에서 유래한 이 말은 같은 철자지만 전혀 다른 ‘협력, 일치, 조화’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바뀌고, 이후에는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런 뜻의 변화가 악곡의 다양성을 가져왔음은 물론이다. 멈추지 않고 변화해온 콘체르토는 방송인 유정아(46)와 닮았다. 전혀 다른 느낌이 공존하는 사람. 흐트러짐 없는 태도와 강렬한 눈빛의 첫인상에 쉽게 벽을 허물 수 있을까 싶었지만, 사진기자의 요구에 따라 자세를 바꾸던 그가 “오전에 운동하다 담이 들어서 잘 안 된다”며 머쓱한 듯 짓는 웃음에는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매력이 있었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아요. 어릴 때는 굉장히 허약한 편이었는데, 운동에 재미를 붙이고 나니 자주 가게 되더라고요. 등산도 좋아하고요. 이런 옷(파란 꽃무늬 원피스)은 평소에는 잘 안 입어요. 캐주얼한 옷을 즐겨 입는 편이죠.” 꾸준한 운동 덕일까. 건강한 피부에 잡티가 없다. 피부 관리법이 따로 있는지 물었더니 “원래 가무잡잡한 사람들이 잡티는 더 안 보이지 않느냐”며 웃었다.
말하는 스킬 익히기보다 자기 성찰이 먼저 1989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9시 뉴스’ ‘열린음악회’ ‘클래식 사전’ 등 굵직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그를 사람들은 여전히 똑 부러지는 아나운서의 이미지로 기억한다. 그는 1997년 프리랜서로 전향한 이래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서며 방송 활동과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지난해 12월은 굉장히 중요하고도 바쁜 시기였다.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의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한 것.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열심히 뛰었기에 결과에 대한 안타까움도 컸을 법하다. 대선이 끝나고는 한동안 마음과 주변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냈다. 얼마 전에는 친구가 사는 싱가포르로 여행을 떠나 따뜻한 곳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3월부터 서울대에서 ‘말하기’ 수업을 다시 가르치고 있어요. 첫 강의는 마쳤고 다음 주에 두 번째 강의가 시작되죠. 예전에는 10초면 수강신청이 마감되곤 했는데 요즘엔 분반이 늘어나서 그 정도는 아니에요(웃음).” 2004년부터 진행해온 그의 ‘말하기’ 수업은 서울대의 인기 강좌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글쓰기’와 ‘말하기’ 강좌를 개설하면서 그에게 말하기 강의의 커리큘럼을 짜달라고 부탁한 것이 인연이 돼 강의를 시작했다. 25명의 학생은 15주 동안 치열하게 ‘말’과 ‘자신’에 대해 성찰한다. 수업 내용과 말하기 철학을 담은 책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와 ‘당신의 말이 당신을 말한다’ 등 그가 쓴 ‘말’ 시리즈는 나오는 족족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누구나 할 수 있기에 쉬운 것 같지만 ‘잘’하기는 어려운 말하기. 그의 수업은 무엇 때문에 우리가 말하기를 불편하게 여기는지,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정말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강의를 들으러 와요. 일부는 취업 면접이나 스피치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수강신청을 하기도 하죠. 강의를 진행하면서 각자에게 발표 시간을 주면 ‘지금까지 학교 다니면서 사람들 앞에서 생각을 표현하고 발표해본 것이 처음이다’라고 하는 학생도 있어서 놀라지요.” 그는 말하기에서 중요한 건 ‘스킬’이 아닌 ‘내공’이라고 했다. 정확한 발음과 깔끔한 어투 같은 기술적 측면을 고민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말을 잘 못하는 이유에 대해 ‘말하는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거다’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아니에요. 자신이 그 분야의 전문가이고 알 만큼 안다면 말은 저절로 나오거든요.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정리하고, 남을 이해하고 듣는 게 선행돼야 비로소 제대로 말을 할 수 있어요.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나면 강의 평가에 수업을 통해 자신을 점검할 수 있었고 성숙해졌다고 쓰는 학생들이 많아서 뿌듯해요.” 그는 웹툰 ‘이끼’ ‘미생’을 그린 만화가 윤태호 작가의 작품 이야기를 하며 “그분 작품과 제 강의 내용이 상통하는 부분이 있더라”라고 했다. “만화가 윤태호 씨와 사석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자신을 ‘인기 작가’가 아니라 ‘이끼 작가’라고 소개하더라고요. 그분이 그린 웹툰 ‘미생’을 재미있게 봤는데, 이를테면 신입 사원 안영이가 선배들의 기획서를 살펴보는 에피소드에서 ‘기획서와 보고서를 쓰는 이유는 설득을 하기 위해서인데, 남을 설득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부터 설득되는 것’이라는 말이 나와요. 그런 부분이 제 강의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닮았더라고요. 기회가 되면 학기가 끝나기 전에 윤태호 씨를 강의에 초대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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