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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을 챙겨 봤다면 이 사람을 기억할 것이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김성록 씨. 물 좋고 공기 맑은 경북 영양 수하계곡에서 그를 만났다.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자연인으로 살아가던 그에게 욕심이 생겼다는데…. |
지난해 7월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 편에서 ‘꿀포츠’라는 별명을 얻으며 가장 핫한 인물로 떠오른 김성록(55) 씨. 청춘합창단 편 방송이 한창일 때 그는 인터뷰를 거절하며 자신을 ‘괴상한 인간’이라고 칭했다. 다음을 기약하자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내를 고난과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주고픈 무능한 남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후에도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얼마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였다. “언제 뵐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그는 “큰비가 온 뒤에 내려오면 풍경이 좋을 것”이라며 도인처럼 말했다. 고백하자면 기자는 주말 내내 전국에 비가 내리기를 바라며 마음속 ‘기우제’를 지냈다. 주말 내내 내린 비와 함께 그에게 연락이 왔다. 서울에서 꼬박 6시간을 달린 끝에 도착한 경북 영양 수하계곡에서 아내와 벌 치고 꿀 뜨는 방랑 성악가 김성록을 만날 수 있었다. 놀팜, 놀맘으로 불리는 김씨 부부의 노을농장 내비게이션을 따라 도착한 곳에는 천혜의 자연이 펼쳐져 있었다. 집 앞에 강이 흐르고 뒤에는 산이 있는 배산임수 지형에 너와집처럼 옆으로 넓적한 형태의 돌집이 있었다. 김성록·유희걸(52) 부부가 16년째 짓고 있는 집이다. 이곳저곳 물이 새고 울퉁불퉁한 흙바닥이 드러난 것이 여전히 미완성이지만 떠돌이 생활을 하는 부부에게는 ‘휴식처’이자 ‘소풍 장소’다. 부부가 키우는 큼직한 그레이트 피레니즈 솔이는 김씨의 말에 의하면 “멍청할 정도로 순해서 좋아하는” 친구다. 털갈이가 한창이라 풀밭에 털뭉치가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있었다. 김씨는 멀리서 온 기자를 포옹으로 반겼다. 집 안에는 젊은 시절 공연 사진과 악보들이 놓여 있었다. 냉방기기 하나 없는 집에서 땀을 뻘뻘 흘리는 기자에게 그는 시원한 아카시아 꿀물을 따라 건넸다. “가장 최근에 욕지도 공연을 갔다 왔어요. 욕지도에 사는 팬 한 분이 있는데 그림자처럼 말도 없이 전국에서 열리는 내 모든 공연을 거의 다 따라왔거든요. 그분이 멀리 사니까 보답 차원에서라도 꼭 한번 찾아가야겠다 싶었어요.” 지난해 그의 인기는 ‘신드롬’ 수준이었다. 평범한 ‘촌로’인 줄 알았는데 피아노 반주가 시작되자마자 폭발적인 성량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모습에 ‘한국의 폴포츠’라는 별명이 붙었다. 팬 카페도 생겼다. 회원 수 4천5백여 명의 다음 카페 ‘꿀포츠 김성록’은 그와 그의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김씨는 ‘놀팜’, 아내 유씨는 ‘놀맘’으로 불린다. 부부가 운영하는 벌꿀 농장이 ‘노을농장’이기 때문이다. 팬 카페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질 때면 일일이 안아주느라 시간이 오래 걸릴 정도로 잔정도 많다. 방송에서 시니컬한 말투와 포커페이스, 반골 기질로 ‘남자의 자격’ 멤버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프로그램을 버라이어티하게 만든 그지만 막상 마주하니 유쾌하고 해맑기 그지없다. “청춘합창단에 출연해서 인기를 얻자 주변에서 ‘성공했다’ ‘빛을 봤다’고 해주는데, 이미 사회적인 걸 버리고 자연을 택했을 때부터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으로 내려올 당시만 해도 귀촌, 귀농 개념이 없었고, 사람들이 다들 서울로, 도시로 갈 때였으니까요. 그때 들은 말이 ‘용기 있다’ ‘제정신이 아니다’ 두 가지였어요. 이제야 성공했다고 해주는데 반대로 난 실패했다고 생각해요. 건강을 잃었거든.” 1981년 서울대 음대에 들어간 김성록 씨는 재학 시절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테너’라는 평가를 받으며 테너 박인수의 제자로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촉망받는 성악도였다. 서울시립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며 성악가로서 입지를 닦는 도중 1993년 시련이 닥쳤다. 성악가로선 치명적인 풍치가 악화된 것. 풍치로 고통받던 그는 벌꿀에 함유된 천연 성분의 효능으로 병세가 호전된 뒤 자연스럽게 양봉업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고는 미련 없이 어릴 적부터 동경하던 자연으로 떠났다. 청춘합창단 방송 당시 짙은 색 선글라스를 낀 건 녹내장 때문이다. 요즘에는 상태가 어떤지 묻자 “꾸준히 약을 넣어야 하는데 이게 통증이 없으니까 자꾸 넣는 걸 잊게 되더라”며 웃었다. 양봉 일을 오래 해 허리도 상했다고. 그는 “이런 게 누적되면 노후엔 완전히 ‘꽝’ 아니냐”며 다시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노래 실력은 별로인데, 매체를 통해 포장되면서 유명해진 것”이라며 “실력보다 외적인 게 크게 작용한 것 같아서 약간 씁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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