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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선희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살면서 느껴온 것을 담은 15번째 앨범을 냈다. 진솔한 가족사도 허심탄회하게 공개했다. |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3월 25일 서울 송파구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그의 데뷔 30주년 쇼케이스에서 가수 이선희(50)를 보며 러브홀릭스의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15집 ‘세렌디피티’로 돌아온 그는 임정희, 거미, 타카피, 이승기, 윤도현 등 후배 가수들의 응원을 받으며 신곡을 열창해 박수를 받았다. 올해로 그를 매니지먼트한 지 17년째인 소속사 권진영 대표는 “1백여 곡을 쓰고 지우며 앨범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이래서 이 가수의 매니저를 하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1984년 제5회 강변가요제 대상 수상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선희. 데뷔곡 ‘J에게’는 청아한 목소리와 폭발적인 가창력이 조화를 이루며 그를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해 방송과 시상식을 휩쓴 것은 물론이고 KBS 방송가요대상 신인상을 받았으며, MBC에서는 10대가수가요제 최고 인기 가요상·신인상·10대 가수상으로 최초 3관왕에 오르는 진기록도 세웠다. 그때도 지금도 그는 커트 머리에 둥근 테 안경과 바지 정장 차림이었다. 컴퓨터 배워가며 공들여 만든 앨범 15집 타이틀곡은 ‘그 중에 그대를 만나’.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아름다운 선율이 어우러진 팝 발라드다. “패션쇼나 행사장 가서도 쑥스러워서 포토월 앞에 서본 적이 없다”던 그지만 이날만큼은 다소곳한 자세로 카메라 앞에 서서 플래시 세례를 즐겼다. “이렇게 기자간담회를 열고 앨범을 소개하는 게 우리 시대에는 정착되지 않았던 문화라 처음 누려보는 거예요. 그래서인지 잠도 많이 설쳤지만, 어느 때보다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무대에 서야지 생각하며 여기 올라와 있어요. 앨범을 준비하는 2년 동안 데뷔 30주년이 되면 어떤 노래를 어떻게 할까, 가수로서 어떤 자리매김을 해야 할까 고민하며 외롭게 준비했거든요. 앨범이 세상에 나오니 혼자만의 음악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음악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즐거워요. 떨리지만 굉장히 차분해지네요.” 노래 가사에는 그가 살면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담았다. “늘 곁에 있던 것들을 잘 모른 채 항상 다른 곳을 바라보며 부러워하고, 남을 따라가려는 마음으로 지낸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곁에 있던 걸 알고, 그걸로 인해 삶이 다르게 보이는 거예요. 혼자만의 깨달음? 이번 앨범에는 가족에 대한 내용도 있고,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받은 감동에 대한 내용도 있어요. 데뷔 후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줄 때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했는데, 정상에서 내려와 지난 시간을 바라보니 그 말이 더 많은 걸 담고 있었는데 미처 몰랐구나 싶더라고요. 제 팬들에게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발전해나가고, 지금도 어디론가 향해 가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저를 좋아해준 분들에 대한 기억, 제가 누린 인기, 바로 그런 것들이 따뜻한 힘이 돼서 제가 이렇게 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의 수록곡 11곡 중 이선희 작곡이 9곡, 작사가 7곡이다. 그만큼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이 집약된 앨범이다. 후배인 이승기의 말에 따르면 컴퓨터도 할 줄 모르는 이선희가 직접 컴퓨터를 배워가며 작업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이선희는 “14집까지는 편곡이나 앨범 외적인 부분에는 참여하지 않았는데, 15집은 거기까지 다 참여했다”고 말했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아무래도 모니터링해줄 사람들이 회사 사람밖에 없는데 노래 만들어서 들어보라고 하면 별 반응이 없어요. 그러면 ‘별로 안 좋나?’ 싶어서 지우고, 또 다른 노래 만들고 그런 식으로 1백여 곡 가까이 완성했어요. ‘반응할 때까지 만들어보자’는 심정이었죠. 녹음에 참여한 친구들이 다 젊었거든요. 아침에 일어나고 저녁에 자는 저랑 달리 그 친구들은 오후 5시쯤 일어나서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 5~6시면 자러 들어가더라고요. 절충해서 오후 4시부터 노래했는데, 다들 벌게진 눈으로 늦게 나와서 ‘선배님 죄송합니다’ 하고(웃음). 제가 그 올빼미들 데리고 작업하느라 고생 좀 했죠.” 그는 “평소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모니터링을 자주 하는 편인데, 세대에 따라 제 이미지가 다르더라”며 “데뷔 당시를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보컬리스트, ‘왕의 남자’에 삽입된 ‘인연’으로 저를 안 어린 친구들에게는 싱어송라이터라는 인식이 더 강한 것 같다”고 했다. “굳이 싱어송라이터로 기억돼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저는 보컬리스트예요. 노래하는 게 좋고, 마이크 잡는 게 좋고, 말 보다는 노래로 감정 표현을 더 잘할 수 있고 그걸 사랑해요. 직접 곡을 쓰는 이유도 제 목소리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어서예요. 평상시의 저는 제가 제일 잘 알거든요. 낮게 이야기하거나 속삭이는 목소리 등 전문 작곡가가 표현하지 못한 자신을 표현해야겠다 싶어 곡 작업을 시작했어요. 록, 국악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하면서 느낀 점을 표현하다 보니 욕구가 생겨서 다른 장르는 어떨까 자꾸 실험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실험이 성공한 적도, 실패한 적도 있었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묻자 그는 “앞으로 어떻게 나갈 것인가…”라며 질문을 나지막이 읊조렸다. “좋아하는 장르는 발라드예요. 보컬이 세게 부르고 샤우팅해서 주는 힘이 아니라, 우리말과 음색이 주는 힘이 있는데 그런 힘을 담는 음악이라면 장르 상관없이 노래할 거예요. 나이도 들고 어릴 때 듣던 음악이 다 그래서인지 가사가 주는 힘이 무한히 큰 노래를 좋아해요. 그냥 흘러가는 곡도 좋지만 곱씹고 생각할 수 있는 가사가 훨씬 좋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그런 음악을 만들고 그런 가사를 쓸 생각이에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제가 어떻게 달라질지 몰라서 말 못하겠지만, 머물러 있지 않을 거라는 것만큼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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