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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5주년을 맞은 예술의전당 음악 축제 무대를 위해 한국에 온 사라 장과 말 그대로 시시콜콜 수다를 떨었다. 사라 장이 연주 다음으로 잘하는 게 뭔지 궁금하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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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빛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선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3·장영주)은 활력이 넘쳤다. 그는 지휘자 임헌정이 이끄는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2월 15일, 개관 25주년을 맞은 예술의전당 음악 축제 무대에 섰다. 1988년 2월 15일 지휘자 금난새의 지휘로 KBS교향악단이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처음 예술의전당이 문을 연 지 꼭 25년 되는 날이었다. 온몸으로 연주하는 그의 무대는 흡사 빠르고 격렬한 춤사위 같았다. 이날 사라 장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 번호 14번을 선보였다. 악장이 끝나고 연주자들이 잠시 호흡을 고르는 사이, 객석에서는 참고 참았던 기침을 몰아서 뱉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렸다. 그만큼 관객들도 집중하고 있었다. 엄마 손에 이끌려온 듯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딴청을 부리던 아이도 빠르게 몰아치는 3악장에선 허리를 의자 등받이에 붙이고 자세를 고쳐 앉는다. 바이올린 활이 허공을 찌르고 음악이 멈추자 관객들은 참았던 박수와 함성을 터뜨렸다. 바이올린 협주곡을 마친 사라 장은 영화 ‘여인의 향기’에 나온 ‘Por Una Cabeza’연주로 관객에게 화답했다. 요리랑 운전은 별로, 잘하는 건 쇼핑 이튿날 출국에 앞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던 사라 장을 만났다. “반가워요!”라며 인사를 건넨 그는 기자에게 “커피? 녹차? 어떤 게 좋아요”라고 묻더니 직접 탄 커피를 권했다. 전날 밤 연주를 마치고 부천필하모닉 단원들과 사진을 찍고 리셉션에 참석했다는 그는 호텔에 돌아와서 가족, 친구와 새벽 4시 반까지 수다를 떨다 잠들었다고 했다. 4월까지 이어지는 예술의전당 개관 25주년 기념 음악 축제에는 사라 장 외에도 소프라노 신영옥과 조수미, 지휘자 장한나 등 내로라하는 음악 거장들이 참여해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이 행사에 참여한 계기를 묻자 옆에 있던 예술의전당 관계자를 가리키며 “이쪽에서 초대해서…”라며 웃었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대답이었다. “아기 때, 아직 공식적으로 데뷔하기 전 예술의전당에서 초대해줘서 무대에 선 적이 있어요. 그래서 늘 예술의전당 측에 감사한 마음이 있었고, 다른 홀보다 스페셜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라 장은 지난해 12월 예술의전당에서 독주회를 열었다. 그는 “다른 홀과는 다르게 큰 오케스트라가 들어가거나 딱 두 사람만 무대에 서도 소리가 좋은 게 예술의전당의 장점”이라고 했다. “(어제 공연은) 재밌었어요.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고른 이유는 그동안 몇천 번씩 연주하던 곡 외에 다른 곡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죠. 음악적으로도 저를 위해서도 늘 새로운 걸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람스, 멘델스존 같은 고전 음악도 좋아하지만 현대 곡을 듣고 연주하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 번호 14번 탄생에 얽힌 일화가 있다. 처음 바버에게 곡을 써달라고 돈을 지불한 사람이 정작 완성된 곡을 보고 “너무 연주하기 어렵다”며 환불을 요청한 것. 바버는 “이미 돈을 다 써버려서 없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음악에 문외한이더라도 음표들이 널뛰며 빠르게 흘러가는 3악장을 소화하는 사라 장을 보면 탄성을 내지르게 된다. 그는 “복잡하긴 하다. 앙상블과 합을 맞추기가 굉장히 까다로운 곡”이라고 말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탱탱한 피부에 발그스레한 뺨이 눈에 띄었다. 화장 비법을 물었더니 맨얼굴에 블러셔만 바른다고. “어제 무대에서도 그랬느냐”는 물음에 그는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바이올린에 묻어나잖아요”라고 했다. 무대에 오를 때도 파운데이션은 하지 않고 블러셔만 칠한 뒤에 파우더만 조금 두드린다. 평소 피부 관리도 직접 한다고 했다. 인터뷰에 앞서 그에 대한 여러 기사를 읽으며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요리’에 대한 동경이었다. “요리를 꼭 배우고 싶다”고 해온 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 늘었는지 궁금했다. “서양식과 한식에서 딱 두 종류씩만 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던 그는 직접 반죽한 진저브레드맨 사진을 보여줬다. 의외로 그럴싸한 모양새에 “나쁘지 않은데요”라고 했더니 그는 “이건 오븐에 넣기 전이고, 넣고 나니까 이렇게 됐다”며 다음 사진을 보여줬다. 부침개처럼 푹 퍼져서 팔다리가 사라져버린 진저브레드맨의 참혹한 모습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요리책의 지시를 따르기보다는 느낌에 따라 재료를 넣고 빼는 타입이에요. 음식을 만들다가 이걸 더 넣을까 하면 푹 넣는 식이죠. 디렉션을 잘 못 따라가요(웃음). 운전은 매번 공항과 호텔을 오가는 일정이라 제가 할 기회도 거의 없지만 애초에 공간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주차도 못하고요.” 너무 못하는 것만 물어본 것 같아 질문을 바꿨다. 악기 연주 다음으로 ‘이것만큼은 내가 잘한다’는 게 있는지 물었더니 “쇼핑”이란다. “인터넷 쇼핑 말고 그냥 쇼핑이요. 인터넷 쇼핑은 항상 사고 나면 반품하게 되더라고요. 입어보고 만져보고 사야 돼요. 공연하러 다니면서도 오늘 여기에서 두 시간 여유가 생긴다 싶으면 쇼핑하러 나가죠. 마음에 들면 일단 사고 봐요. 그러면서 스트레스도 풀고요.” 일반적인 20~30대 여성들이 일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가장 단시간에 푸는 비법이 쇼핑 아니던가. 천하의 사라 장과 쇼핑의 미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자니 ‘천재 바이올리니스트’가 오랜 친구처럼 느껴졌다. 바이올린 연주가 아니면 뭘 했을 것 같은지 묻자 “쇼핑? 파티 호스트?”라며 다시 웃는다. “파티 호스트 하면 잘할 거 같아요. 테이블 세팅하고 DJ 부르고, 꽃 장식하고 사람들 초대해서 아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거, 그런 풀 파티를 주최할 때 굉장히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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