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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한 명과 했는데 여러 명을 만난 기분이었다. 만남만으로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배우, 조달환으로의 여행. |
4월 28일은 충무공 이순신 탄신일이다. 이날을 앞두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은 ‘성웅 이순신’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4월 27일 광화문 KT빌딩에 그림을 걸었다. 가로 25m, 세로 50m의 대형 천에 그려진 이순신의 초상 옆에 우직한 필치의 ‘이순신’ 캘리그래피가 보였다. 배우이자 캘리그래피 작가인 조달환(33)의 작품이었다. 그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작업실에는 캘리그래피 작품과 다양한 재질의 종이, 펜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연기 외에도 캘리그래피 요청이 여럿 들어와 일이 없을 땐 이곳을 자주 찾는다던 그는 “기자님과 이야기하며 받은 순간적인 느낌을 적어봤다”며 이름을 써서 깜짝 선물하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캘리그래피 의뢰가 많이 들어오는데 소통을 많이 하면서 작업해야 해서 다 받지는 못해요. 주로 출연한 작품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말이 통하면 작업으로 이어지곤 하죠.” 캘리그래피 개인전을 열고 글로벌 기업 코카콜라와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조달환. 영화 ‘공모자들’, 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 ‘천명’ 등 알 만한 작품 타이틀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6월 열릴 ‘The Voice’ 콘서트 타이틀은 돈을 받지 않는 대신 그만큼의 금액을 쾌척하는 식으로 재능 기부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재능 기부를 많이 하더라고요. 누굴 돕는 마음보다도 내가 가진 걸 나눠주는 그 자체가 재밌대요. 그래서 저도 해봤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영화나 드라마 타이틀 작업은 좋아서 하는 거라 돈을 받지 않아요. 웃긴 게, 드라마 ‘천명’은 수천 번 썼는데 처음에 쓴 게 됐어요. ‘감격시대’는 한 번에 OK를 받았죠. 코카콜라 작업은 3개월 동안 했는데, 굉장히 결과물이 뿌듯했어요. 캘리그래피는 손가락에 먹을 묻혀 쓰기도 하고, 붓펜부터 만년필까지 잡히는 필기구는 다 써요. 나무젓가락으로 글씨를 쓰는 이외수 작가로부터 힌트를 얻어 젓가락에 먹을 찍어서 쓰는 것도 즐기는데, 투박하면서도 정직하고 멋을 못 부리는 게 좋더라고요.” 지금 충무로에서 바쁜 배우를 꼽으라면 분명 그는 열 손가락 안에 들 것이다. 2001년 SBS 드라마 ‘허니허니’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14년 차인 그에게 2013년은 연극, 영화, 드라마, 예능, 전시까지 많은 일을 한 해였다. 촬영을 마쳤거나 촬영 중인 영화 5편(‘레드카펫’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맨홀’ ‘상의원’ ‘기술자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KBS에서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인기리에 끝난 드라마 ‘감격시대’에서는 신정태(김현중)가 각성하는 계기가 된 카리스마 있는 풍차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고, ‘우리 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의 ‘탁구’편에서 동물적인 운동 실력으로 재조명받았다. 특히 예능 출연 이후엔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그전까지는 영화 ‘공모자들’, 드라마 ‘천명’ 등에서 악랄한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이제는 푸근한 동네 형 같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잘하는 편이었어요. 2000년 초반에 군대에서 무릎을 다쳐 수술을 두 번 하고 트라우마가 생겼지만 운동 자체는 좋아해요. 스펙터클한 운동이 뭐가 있을까 찾다가 발견한 게 탁구예요. 땀을 잔뜩 흘리고 얻는 쾌감이 그만이더라고요.” 최근 몸무게가 늘었다는 그는 탁구를 다시 시작한 지 3주 정도 됐다고 했다. “밤샘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체력이 떨어져서 다시 탁구채를 잡았어요. 동호인들이 모이는 탁구 바에서 게임을 즐기죠. 판사, 변호사부터 치킨집 사장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만 탁구채만 쥐면 계급장 떼고 순수하게 게임에 몰입해요. ‘예체능’ 출연하기 전엔 그냥 즐기면서 했는데, 요즘엔 저랑 치고 싶어하는 분들이 느셨어요(웃음).” ‘예체능’ 출연은 그의 터닝 포인트였을까. 그는 “직업적인 면이나 활동의 방향성에 있어서는 분명 터닝 포인트”라며 “인생관에서의 터닝 포인트는 제대하고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을 하면서 오달수 선배를 만난 것”이라고 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닮아가려 노력한다는 그는 “오달수 선배를 만나고 처음으로 남자에게 설렘을 느꼈다”고 했다. 오해는 말자. 진심으로 한 인간에게 감동받은 걸 표현하는 그만의 방식이다. “‘너는 누구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어요. 죽을 때에야 알지 않을까요. 여자친구 만나면 닮아가고, 좋아하는 선배 만나면 닮아가려 노력하는 것 같아요. 곁에 있으면 닮더라고요. 페라리 몰고 롤렉스 차고 비싼 와인 먹는 게 좋은 게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좋다는 걸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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