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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홀릭’ 쇼핑호스트 정윤정이 인생에 잠시 쉼표를 찍고 가기로 했다. 최근 13년간 몸담았던 GS샵을 떠난 그는 ‘남들과 30초가 다른’ 자신의 인생 경험을 강의로 나누고 있다. |
정윤정(38)만큼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인 쇼핑호스트가 있을까. 그가 들고 입은 제품이 화제가 되고 구매로 이어지는 게 웬만한 셀레브러티 저리 가라다. ‘1분에 1억을 파는 여자’로 유명한 그가 2월 15일 방송된 ‘쇼 미 더 트렌드’를 마지막으로 13년간 몸담았던 GS샵을 떠나 ‘자유인’이 됐다. 최근 그가 쇼핑호스트로서의 노하우와 그의 인생을 담은 책을 내고 강연을 한다는 소식에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 특유의 쾌활한 목소리가 들렸다. “다음 주 어떠세요?” 그는 여전했다. 인터뷰는 그의 단골 헤어숍에서 이뤄졌다. 재클린 원장과는 햇병아리 방송 리포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했다. ‘가르마만 달라져도 여자의 얼굴은 딴판이 된다’는 걸 알았던 그는 재클린 원장에게 “언니, 저 돈 없는데 하루에 1만원으로 계산해서 한 달 30만원에 드라이 티켓 끊어주면 안 돼요?”라며 당돌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 패기가 지금의 정윤정을 만들었겠구나 싶었다. 이날 그는 싱그러운 웨이브 헤어를 하고 요즘 유행하는 재질의 파스텔 톤 스커트를 입고 나왔는데, 지난해 여성동아 ‘워너비 스타 화보’를 찍을 때보다 살이 빠진 느낌이었다. 그는 “쉬는 동안 살이 엄청 쪘다”며 손사래를 쳤다. 남들과 30초를 다르게 사는 여자 “오랜만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놀고먹으니 좋다”는 그와 대화하는 도중에도 그의 휴대전화는 쉬지 않고 울렸다. 이런 ‘대어’가 홈쇼핑 FA시장에 나왔는데 타사에서 눈독 들이지 않을 리 없다. “어디로 갈지 마음을 굳혔느냐”고 묻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다. “아직은 모르겠어요. 지금의 자유가 참 좋아요. 밀린 삶을 살고 있거든요. 직업상 ‘다음 주 뭐해?’ ‘몰라요’의 연속이었어요. 한 치 앞을 알 수 없으니 친구들과 미리 약속 잡기가 쉽지 않았죠. 지금은 휴대전화에 한 달치 일정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요. 한동안 못 만났던 사람 만나고, 인터뷰도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할 줄은 몰랐죠.” 그동안 ‘나쁜 엄마’ ‘부족한 아내’였다는 그는 ‘사람 빚’을 열심히 갚고 있다. “8년 동안 제게 토요일은 ‘쇼 미 더 트렌드’ 촬영으로 저당 잡힌 날이었어요. 저번 토요일에는 아이들이랑 시간을 함께 보내고, 영화관 가서 ‘겨울왕국’도 같이 봤어요. 남편이 외조를 잘해줘서 늘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그날만큼은 하루 쉬라고 하고 남편 봄 재킷 사러 아웃렛도 다녀왔죠. 얼마 전에는 둘이서 심야 영화를 봤는데, 그때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좋아서(웃음). 다음 토요일에도 술 약속이 있어요. 신나죠.” 그는 “사람이 쉬어봐야 된다는 말이 맞더라”며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그의 강점은 무슨 말을 해도 흡입력이 있다는 점이다. 순간 그가 ‘휴가’를 파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사회생활 시작하고 이렇게 길게 쉰 게 처음이에요. 출산 휴가는 사실 쉰다고 해도 쉬는 게 아니잖아요. 이렇게 온전하게 쉬니 새로운 게 보이고, 하고 싶은 일이 막 생겨요. 하고 싶은 게 생기니 큰 에너지가 샘솟고요. 같이 방송했던 사람들이 ‘요즘 너 정말 좋아 보인다’고 해줘요. 3월 마지막 주에는 가족여행도 가기로 했어요. 전 별다른 계획이 없는데 남편이 테마가 있는 여행을 가고 싶다면서 열심히 계획을 짜고 있죠.” 한때 ‘힐링 크림’ 사건으로 마음고생도 했기에 ‘친정’ 같은 GS샵을 떠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행복하게 일하고 싶었다”고 했다. “전 행복해야 일을 잘할 수 있거든요. 쇼핑호스트로 생활하면서 ‘톱’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일을 열심히 하다 기자들이 찾아오면 그제야 ‘아, 나 성공하긴 했나 보네’ 생각했죠. 이제는 다른 곳에서 쇼핑호스트들이 해보지 못한 일에 도전하고,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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